먼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.
최근 일이라 저희도 마음이 안좋았고 사회적으로나 내담자분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주시하고 있습니다.
이렇게 문의해주시니
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.
고인의 유서가 공개되어 글을 올려주신 분만이 아니라
많은 분들이 같은 출렁임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.
우울로 인한 고통과
고통에 대한 도움의 절박함에도 불구하고
제대로 도움을 못 받았다는 글은
마음이 아픕니다.
그러나 이 글로 우울에 대한 심리치료나 상담의 효과를 결론짓기에는 매우 위험합니다.
첫째 고인이 어떤 치료를 어느 기관에서 어떤 방법으로 또 기간은 얼마나 받았는지를 저희는 알지 못합니다.
둘째 치료가 효과가 없다는 막막함, 세상에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나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막막함에 휘둘리는 것이
실은 우울증의 가장 큰 증상 중의 하나랍니다. 즉,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고인의 유서의 내용 자체가
우울증의 증상자체로 볼 수 있습니다. 그러니 저희가 일단 알 수 있는 것은 정말, 외롭고, 힘들었구나... 이 사람이....
입니다.
치료의 유의미성은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제시되어야해요.
우울증은 흔하기도 하지만 치료되는 과정 자체는 전문성과 주변의 협력이 요청됩니다.
우울증이 호전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전문적이고 섬세한 도움이 필요합니다.
이렇게 문의하실 수 있는 분이라면
상담이나 심리치료가 무슨 효과가 있냐고 반문하실 분이라면
깜작 놀랐습니다.
저는 사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어서 기사를 잘 안보는 타입인데....
우연히 샤** 00의 유서를 봤습니다.
모든 문장이 제 얘기인 것 같아서 깜짝 놀랐습니다.
모든 것이 의미가 없습니다.
그 사람도 도움을 못 받았는데 나도 뻔하지 싶어요....
상담을 한다고 의미 없는게 의미 있어질까요?